여행/2011 도보여행

무개념 무계획 도보여행 12일차

가라멜 2018. 9. 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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愚步의 무개념무계획 도보여행 



12일차

2011/07/29

(어찌 된 것인지 사진이 하나도 없다. 왜지..? 분명히 날이 흐렸지만 조금이라도 찍었던 것 같은데..)



이틀간 푹 쉬었다.

전국적으로 비가 올거라던 기상청의 말을 믿은것이 실수라면 실수였다. 비는....

이틀간 총 5시간도 안내린 것 같다. 이틀간의 휴식.. 독이된 듯 싶다.

읍내 왕래하느라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하고. 마음은 불편하고.

군휴가 나왔을때도 마음편히 쉬려고 종종 들렸던 곳인데.. 왠지 마음이 내내 편치 않다.

왜 이렇게 되버린 거지.. 아.......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휴식이 별로 필요치 않았다.

그저 쉬고 싶어 '비' 라는 핑계를 댔던건가..? 모르겠다.

어차피 나 혼자 하는 여행. 모든 선택과 결과는 내책임인걸.


태안에서부터 출발하려다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만두고 집에 가라고 하시는 통에..

이모네 들렸다가 간다고 하고, 할머니와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 타고 멍때리면서 창문 바라 보고있는데..ㅋㅋ

국토대장정?? 그런거 하는 학생들로 보이는 무리..10명정도가 비맞으면서 우의입고 걷고 있다.

그거보면서 웃겼다.. 근데 뭐가 웃긴진 모름..ㅋㅋ 난 이제 우의도 택배로 보내버려서..ㅋㅋ

그래도 속으로 화이팅! 외쳐주고..


할머니는 병원가신다고 중간에 내리시고, 난 일단 터미널로.. 시간 제일 빠른거 찾아보니

10분뒤 홍성행 출발. 바로 표를 끈고 버스를 탄다.

가는 길에 서산을 경유한다. 서산 터미널.. ㅋㅋ

서산터미널에서 잠시 멈췄는데, 얼핏 보니 제대하던 날 동기들과 사진을 찍은 사진관 앞에..

우리들 사진이 아직도 전시되어 있었다..ㅋㅋ 1년이 넘었는데..ㅋㅋㅋ 아 웃겼다..

근데.. 뭔가 씁쓸하기도 했다. 그날, 그곳을 탈출 하면서 계획한것도 많고, 

하려고 한 것도 많았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이룬것이 없다. 잉여로운 삶..

1년간 무얼한거지..?? 흠.. 뚜렷하게 한 것이 없다.

그동안 결심은 천번도 넘게 한 것 같은데... 

(서산 터미널 갈 기회 있으면 맞은편 사진관에..제대한 군인들 단체로 기념사진 박힌거 걸려 있으면

나랑 내 동기들..ㅋㅋㅋㅋㅋㅋ 1년도 더된 사진들..서산사는 동기한테 들은 이야기지만,

그 사진 걸어놓은 뒤로 그 사진관에서 제대기념 사진 찍는 군인들이 많았다는 후기가..)



드디어 도착한 홍성 터미널!

근데.. 왠지 낯이 익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어디서 봤지 대체............... 아...아..!! 

진주 헌병학교에서 갓 훈련을 마치고,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자대를 갈때 경유했던 곳.

처음으로 같은 자대에 배속되는 동기들을 만나고.

앞으로 펼쳐질 일들을 고민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던 곳.

그때의 두근거림... ㅋㅋㅋ 크크.. 웃겼는데 참...

터미널에서 멍때리면서 미소짓다가 갑자기 배고파져서..

터미널 안쪽 종로김밥에서 간단히 제육덮밥을 먹는다.. 시장이 반찬인지 맛있다.


화장실로 가서 물빼고, 이젠 사람들이 많아도 당당하게 썬크림 바른다.. 왜이리 뻔뻔해진거지..



군청이나 들리자..

근데, 다시 비가 온다 ㅠ 에휴.. 다시 시작하는날부터 이게 뭐임...

기상청 ㄱㄱㄲ들..

우의도 없는데 뭐 시원하다. 카메라만 가방에 넣고 레인커버 씌우고 .. 슬슬 다닌다.

군청 한번 보고 다시 가는길에 민속 박물관에 들린다.. 

와.. 은근 알차게 해놨다. 한번 주욱 둘러보고 이제 본격적으로 국도를 탄다.

비가 계속 오다말다.. 이 와중에도 날씨 어플엔 맑음,..... 에휴...

가다가 만해 한용운 동상 100m 라는 표지판 발견.

길건너인데.. 갈까 말까 3초고민후 바로 고 ! 조금 올라가니 바로 보인다.

(사진이 없어졌다)
(해가 안떠서 감도를 올렸더니 자글자글)



아아.. 님은 갔습니다... 시를 읽다보니.. 이건..뭐..

왜.. 내님은 오지도 않고 가기만 하냐.. 일단 조금이라도 왔다가야 되는거 아니냐 ㅠㅠ



한용운 동상 옆에 사찰? 가는 길이었는데.. 길이 참 이뻤다.

대충 앉아서 쉬다가 다시 출발. 근데 시골에서 늦게 나와서 그런지 벌써 6시가 넘은 시각..흠..

뭐.. 두시간정도 더 걷다가 대충 자야지.

한시간정도 걷구서 쉬면서 지도를 보니 

한시간정도만 더 가면 초등학교가 있어서 정말 기막힌 타이밍이 될 것 같았다.

오오! 좋아좋아..하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개같이 쏟아진다..정말..쏟아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


이번엔 꽤나 긴 갈등을 한다.. 강행..?? 아님 바로 앞 초등학교..?

조금 기다리니 빗줄기가 더 세져서 , 결국 근처 초등학교로 간다..


이건 뭐.. 분교같다. 일단 경비 아저씨는 없고..

가만히 앉아서 동태를 살핀다.. 좀 있다가 차가 한대 들어오고 교무실 불이 켜진다.

아........... 이거 어쩌지..........

한참 고민하다 결국 창문을 두드리고 물어본다..


결과는....

승낙! 그대신, 일찍 나가기로 약속 했다.

그거야 뭐 상관없으니! 


해가 완전히 지고, 비가 내리고, 달도 안보이고.. 교무실 선생님은 집에 가고..

은근 으스스 하다.. 좌우 동상들이 .. 날 지켜줄지 달려들지..ㅋㅋ 

12시가 되면 동상들이 활동할 시간이 올것 같아서(초등학교 마다 으레.. 이런 전설들이 있지 않나..??)

빨리 자야되겠다. 근데.. 비오는날.. 음악 듣다보니.. 갑자기 맥주가 생각나서, 

근처 구멍가게 가서 내일아침에 먹을 빵과 우유, 맥주한캔.

비도 슬슬 그치고....

맥주 한캔.

정말 환상적이었다.



도보경로


태안 남면 - 버스 - 홍성터미널 - 홍성군청 - 한용운동상 - 대정초등학교

도보거리

대략 10km.


지출내용

점심 5,000원
간식(맥주,내일먹을빵) 3,200원


총지출 8,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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