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步의 무개념무계획 도보여행
8일차
2011/07/25
8일차. 뭔가 동네 주민들하고 마주치기 좀 그래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5시 즈음. 대충 정리하고, 물티슈로 세수하고 오늘 경로를 확인하고 잇는데 어르신 한분이 다가오신다. '여기서 잤어?' '네..' '잘했네 그려' '네..' '내가 노인회장인데 어제 마을회관서 자면 안된다고 했잔여. 나혼자 쓰는게 아니라서 그랬어~ 비안와서 다행이네' 어제 은근히 원망을 했던 노인회장님이 나타나셨다. '어제 내가 우리집 방 한칸이라도 주려고 했었는데..' 이러시는 거다. 난 이장님한테 들은게 없는데..! 어제 통화가 길어진게 이런 대화가 오고간 것이었을까? 뭐.. 하여튼 노인회장님의 격려인지.. 뭔지 모를 말들을 듣고 출발한다. 어제의 목표였던 당진군청.. 지도를 보니 의외로 멀다. 비를 흠뻑맞고 밖에서 자서 그런지 온몸이 뻐근. 발바닥도 물에 불었는지 이질감이 느껴진다. 물집난 것이 아니라 다행일까 흠.. 모르겠다. 대충 무시하고 걷는다. 점심시간 전에 당진군청에 도착하고 싶어서 서둘러 걷는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고속도로 같은 국도를 걷고.. 또 걷는다. 수박이 두통에 만원..! 싸다! 사고 싶지만 무거워서 나중에. 거기다 미친 복숭아 까지!! 먹고 싶다. 걷다보니 출출해져서 아침식사를 한다. 우걱우걱. 맛있따. 근데.. 날씨가 우중충 하더니, 비가 오다 말다 하낟. 음 신경쓰인다. 쉬면서 지도를 꺼냈는데 조금 젖었다. ㅠㅠ 제길.. 다행히 일기장은 무사하다. 지퍼락으로 대충 포장하고 카메라도 넣고 가방에 레인커버를 씌운다. 그 뒤 출발하려니 그치는 ! 이 무슨 머피의 법치깅ㄴ지, 그리고 뜨는 해... 참..ㅋㅋㅋ 귀찮아서 기냥 레인커버 씌우고 댕기기로 했다.. 가다가 흑염소랑도 놀고 요런 도로를 걷는다. 열심히 걸었더니 12시도 안되서 당진군청 도착! 작아서 그냥 지나칠뻔 했다. 군청인데.. 우리동네 구청보다 조그마한 것 같아서;;; 군청 한쪽 구탱이에 있는 벤치에서 늘어지게 쉬려고 했는데.. 킁 워낙 작아서 그런지 괜시리 눈치를 본다. 눕질 못하겠다. 점심시간.. 다들 밥먹으러 간다. 나도 먹긴 먹어야 하는데.. 지금 시간에 식당에 혼자서 들어가면 좀 그럴것 같아서 한시간 정도 있다가 들어가기로 한다. 사진정리하고.. 쓰다만 일기도 쓰고..그렇게 쉬고 있는데, 다시 찾은 32번 국도. 가다보니 맞은편에서 숭~~ 하고 지나가는 자전거 여행객. 점이 되어 사라졌다. 한 10분 걷다보니 옆에서 마주쳤다.. 읭?? 꾸벅 인사하고 그대로 전진. 난 거북이.. 토끼를 따라잡은것인가!! 내일 이면 시골에 도착할 것 같다! 서둘러 걷는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덧 7시가 넘어간다. 8시 쯤에는 해가 넘어갈텐데.. 흠.. 아직 좀더 남았는데.. 아까 군청밥심도 다 떨어져서 휴게소에 들러서 토스트를 사먹는다. 근데... 깜작 놀랐다.. 아마 휴게소 이름이 하이웨이 휴게소 였을거다,, 진짜 강추... 토스트 진짜 맛있었다.. 배고파서가 아니라 진짜.. 2천원인데.. 알차고 .. 하튼 우걱우걱 먹고 다시 떠난다. 다행히 국도를 빠져나가자마자 완전 어두워진다. 다행이다.. 농로로 가는데 갑자기 급 지친다.. 흠.. 몸도 쑤시고.. 근처 초등학교를 찾아본다.. 힘들게 걸어 도착하니 아홉시 즈음.. 근데 경비 아저씨는 없는 것 같은데, 교실불이 몇군데 켜져 있다... 눈치보다 텐트는 나중에 치고 일단 씻기로. 수돗가에서 씼으려 하다가 호스가 보였다! 오..!! 갑자기 등목이 땡긴다. 근데 셀프 등목은 힘들다... 주변에 누구 없나... 보다가... 운동장에서 걷기 운동중인 아주머니에게 물어본다... '저기 아주머니 여행중인 학생인데 실례지만 등에 물좀 뿌려주시면 안될까요..?' 나름 용기 내서 물어봤는데....... 진짜 거짓말 1g 안보태고... 혐오스런 표정으로... '아니 내가 그걸 왜해요' 하면서 지나가신다.. 원래 빨리걷기였는데.. 한바퀴 뛰더니 사라지신다....................... 내가 미친놈이지 ㅠㅠ 모르는 아줌마한테 뭔소리를 한겨. 나같아도 이건 좀.. 결국 세수 머리감고 양치하고... 다시 구령대쪽으로 온다. 옆 벤치에 앉아 교실불이 꺼질때까지 기다린다.. 별 보고 싶은데.. 구름만 많고 별은 코빼기도 안보인다. 하아..... 갑자기 생각나는 맥주,... 아까 밥값도 굳혔겠다.. 맥주를 사온다. 윤하의 별밤을 들으며 맥주를 마시고 있노라니, 갑자기 좋아지는 기분 헤헤.. 대충 교실불도 꺼지고, 텐트로 들어가.. 스르륵... 잠이 든다. 도보경로 : 남산 1리 마을회관 - 당진군청 - 하이웨이주유소(!!) - 서동초등학교 도보거리 : 대략 40km.. 지출내용 : 아슈큐림 2000원 / 아침 2,500원 / 간식 3000원 / 회식 5,500원 > 총지출 13,000원 많이 썻네. 회식은 아주 바람직했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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